시민방송 RTV 박대용 이사장의 여덟번째 편지

2023.04.26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연말, 편지로 소식 전해드리고 4개월만입니다.

어수선한 시국에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 했으나 더이상 미루기 어려워 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2021년 4월 1일 시민방송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1년은 숨쉬는 것조차 감사한 시기였다면, 그 다음 1년은 상전벽해의 기적과 같은 시기였습니다.

재단법인 시민방송이 1년새 급성장을 하긴 했으나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보니 누군가에게 십자가를 지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말 이사회에서 연임할 뜻을 밝히고 2년 더 소임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이사회 멤버 교체도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헌신해오셨던 이사님들이 자리에서 물러나시고,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을 이사로 모셨습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 열린공감TV 대표이사 자격으로 RTV 이사를 맡았던 정천수 씨는 이번 이사회에서 해임됐습니다.

이사회 전 본인은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방송사이자 공익재단의 임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행위를 반복해 사임보다는 해임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말 스카이라이프 강제 퇴출 결정에 항의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조정신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방통위 분쟁조정위원회(안형환 위원장)가 조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스카이라이프 손을 들어줬습니다.

성적이 나쁘다가 좋아졌는데, 나쁜 점만 부각해 잘라내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음에도 방통위는 강자 편을 들었습니다.

분쟁조정위 출석해 의견진술하면서 시민 만 5천여명의 서명까지 전달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당시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고위직들이 TV조선 재승인 평가 문제로 줄줄이 구속영장이 청구되던 시점이라 강자의 횡포에 눈을 감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스카이라이프가 채널에서 RTV를 언제 뺄 지 정확한 날짜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지만, 아마도 5월중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카이라이프가 부당하게 시민방송 채널을 빼겠다고 하는데 그대로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스카이라이프는 20년전 위성방송 사업권을 딸 때는 시민방송을 이용해 공익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온 다음 약속했던 지원금을 삭감하더니 이제와서 재정적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퇴출하겠다는 것입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옛속담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습니까.


스카이라이프 탄압에 대해서는 3가지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려고 합니다.


첫째, 스카이라이프에 가처분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관련해 RTV가 지난 3월부터 방송중인 수리남 프로그램에도 5월 4일(목) 방송에서 스카이라이프 문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보다 상세히 시민들에게 알리고 가처분 소송에 동참할 분들도 소송비 후원 형태로 참여하실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생방송때 시간이 안되시는 분들은 이후에라도 시민방송 R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꼭 시청 바랍니다.


둘째, 스카이라이프가 방송법 70조 7항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감시할 예정입니다.

방송법 70조 7항은 시청자가 스카이라이프에 영상을 보내고 방송을 요청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방송을 해줘야하는 의무조항입니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으면 3천만원 과태료를 물어야합니다. 이런 규정이 있는 이유는 헌법상 시민의 권리인 미디어 접근권 때문입니다. 지상파, 유선방송, 위성방송은 이를 지켜야하지만, IPTV는 통신사들의 압력으로 규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스카이라이프는 RTV 덕에 이런 법적 의무를 이행해왔으나 RTV 없이 과연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실히 수용할 수 있을 지 시민들과 함께 모니터링 하려고 합니다.


셋째, 이미 개발된 스마트TV앱 홍보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요즘 출시되는 TV는 휴대폰 처럼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돼 있습니다. 즉, 넷플릭스나 유튜브 처럼 앱만 있으면 바로 TV 시청이 가능합니다. 만일에 대비해 RTV도 OTT용 앱을 개발해뒀습니다. 안드로이드TV가 아닌 분들은 크롬캐스트나 샤오미TV 같은 OTT용 기기를 설치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RTV도 TV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성도 수십만명을 둔 국내 일부 대형교회도 이런 방법으로 자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응원과 지원 덕에 알권리 시즌 2로 방송중인 수리남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정순신 전 검사의 아들 학교폭력 기록이 왜 삭제됐는지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했고,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위헌확인 헌법소원청구도 마쳤습니다. 또한,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헌법재판관 출신 전관 변호사를 수임한 경위도 정보공개소송으로 알아낼 예정입니다.

시민방송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매주 주말 촛불집회에도 더탐사와 함께 시민방송 RTV 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지로 소통하기에 아쉬움이 있으신 분은 저와 직접 만나서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